2009년 11월 8일 일요일

Water Hammer

간혹 고객의 집을 방문해 보면 수도 꼭지를 틀었을 때 망치로 파이프를 두드리기라도 하듯 수도 파이프에서 아주 큰 소리가 날 때가 있는데, 심한 경우는 주인으로 하여금 뭔가 부서지는 것은 아닌가 하여 불안케 할 정도이다. 이를 한글로 수격작용이라 번역하고 있지만 좀 생소하고, 캐나다에 살고 있으니 영어 표현 그대로 water hammer라고 하자. 순수 한글로 표현한다면 차라리 물 망치(?) 쯤으로 억지를 부려도 될지 모르겠다. 이는 통상 냉수 공급 파이프, 특히 주 공급 라인에서 멀리 떨어진 싱크 등에 연결된 파이프와, 스팀 난방 파이프나 라디에이터, 그리고 온수기 밸브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밸브를 열거나 닫을 때 파이프 내 수압이 급격히 변화하는 것이 원인인데, 폭발음이나 파이프의 격렬한 진동으로 나타난다. 처음 플러밍 작업을 할 때 파이프를 프레임에 제대로 고정했거나 파이프 중간에 에어 갭(air gap, 또는 shock arrestor)를 설치했다면 이러한 현상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에어 갭이란 한 쪽이 막힌 일종의 T형 파이프라고 생각하면 되겠는데, 수압이 갑자기 변할 때 그 충격을 흡수해주기 위해 내부에 공기가 차 있을 뿐, 물의 통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에어 갭이 없으면 급격한 수압 변화를 흡수해 줄 장소는 아무데도 없다. 플러밍 자격이 있는 유능한 기술자는 처음부터 이 에어 갭을 설치해 두겠지만, 이를 모르는 기술자는 나중에 수리할 때에도 이 것을 설치하지 않고 그냥 넘어간다. 에어 갭은 업체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몇 가지 있는데, 디자인만 다를 뿐 원리는 다 같다. 세탁기를 연결할 때 사용하는 것과 같이 끝에 나사가 있는 밸브에 연결할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해서 연결해도 되지만, 납, 페이스트 등의 플러밍 재료와 파이프 커터(pipe cutter) 토치(torch) 등 간단한 공구만 가지고 있으면 1/2인치 파이프와 엔드 캡(end cap) 및 T 커넥터를 구입하여 손수 만들어 설치해도 된다. 주택 내부 급수 파이프와 동일한 직경(통상 직경 1/2치)의 파이프를 약 12인치 길이로 자른 다음, 한 쪽 끝은 엔드 캡을 납땜하여 밀봉하고, 반대 쪽은 온수 보일러에 연결된 파이프의 수평 구간에서, 직접 제작한 에어 갭 파이프의 끝이 위를 향하도록 T 커넥터를 이용하여 수직으로 연결해 주면 된다.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water hammer 현상은 스팀 난방 시스템에서 이전에 꺼 두었던 보일러를 다시 가동할 때에도 나타나는데, 보일러 가동을 중단했을 때 파이프 내의 증기가 식어 응축되었던 물이 보일러 쪽으로 회수되지 못하고 파이프나 라디에이터 내부에 남아있는 상태에서, 보일러 재 가동시 발생한 뜨거운 증기가 찬 물 위를 지나갈 때 갑자기 냉각, 응축되어 증기의 부피가 1700분의 1로 줄어들고, 이에 따라 증기로 채워졌던 공간에 진공이 형성되면서 아래에 있는 물이 진공을 해소하기 위해 튀어 올라 파이프 안 쪽 벽을 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주택 소유주들은 water hammer 현상이 나타날 때마다 우려는 하면서도 그냥 지나치고 마는데, water hammer 현상은 주택의 파이프와 밸브 계통에 손상을 줄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직접 할 수 없으면 전문가에게 의뢰해서라도 일찍이 수리를 해 두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혹, 어느 플러머가 집안 전체의 파이프를 교체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곧이 듣지 말고, 비용이 많이 들지 않으니 우선 에어 갭부터 설치하고, 노출된 파이프는 파이프 클램프를 써서 목재 프레임에 단단히 고정해주고, 진동하는 파이프는 인슐레이션으로 감싸 주어서 그 소리를 줄여주도록 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